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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생활문/수필

제목 고양이와 함께하는 소란스런 가을
글쓴이 김정옥

고양이를 싫어하던 저였습니다

동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저

동물이 이쁘다는 친구들을 보면 이해할수없었지요

그러던 어느날 귀챦게만 느껴지던 아주 어린 새끼 고양이 한마리를 친한 동네 아주머니께서 저희집에 가져왔습니다

귀챦았지만 그래도 성의를 무시할수없어서 슬쩍 방구석에 밀어놓았습니다

그런데 하루하루 키우면서 조금씩 싫어하던 고양이가 정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나도 몰래 고양이가 보이지 않으면 "쿵" 하고 심장이 내려앉고 가만가만 고양이를 부르면서 찾았습니다

황금빛 털에 노란 눈빛 검은 줄무늬가 귀여운 새끼고양이 조금씩 생선과 밥을 먹으면서 자랐습니다

자기를 부르는 소리도 잘 식별할수있을만큼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좋아하는 고양이 랍니다

아침밥을 지을때면 야옹 야옹 하면서 제곁에서 재롱을 떨고 몸을 비비고 재주를 부립니다

아침 눈을 뜨면 고양이가 문앞에서 야옹 하면서 문을 열어달라고 난리지요

문을 혼자 발로 열기도 하고 사람곁에 있기를 좋아해서 제 침대로 뛰어들어오기도하고 가끔 반가워 꼬리도 치는 정이 많은 고양이 랍니다

이름을 "뽀미"라 지었습니다

그런 뽀미는 무럭무럭 자라서 어느새 큰 고양이로 변했습니다

바깥에서 돌아다니면서 다른 고양이와 어울리다 우연히 만난 길고양이와 새끼를 갖고 배가 점점 불렀습니다

내심 몇마리가 가졌을지 언제 낳을지 설레이고 기대했는데 어느날 소리도 없이 새끼를 낳았습니다

한마리만 태어나겠지 했는데 웬걸요!!

어느새 7마리를 낳았습니다

길고양이 아빠를 닮은 노란색 그리고 엄마를 닮은 검은색등등 꼬물거리는 새끼 7마리의 엄마가 된 뽀미 애처롭고 자랑스러워 보이더군요

동물의 모성애는 정말 남달랐습니다

7마리 새끼고양이가 커갈수록 어미 젖가슴을 파고들어 물고 뜯고 전쟁을 벌이는 동안 엄마 고양이 뽀미는 밤새 아파서 울부짖고 소리치면서도 그 많은 고양이를 내치지 않고 다 앉고 젖물리고 일일이 혀로 털을 핥아주고 정성스럽게 보살핌이 사람의 모성과 다를바 없었습니다

 

말 못하는 동물이라고 함부로 여기면 안된다는 진리를 저는 우리 이쁜 고양이 뽀미를 키우면서 알게되엇습니다

동물도 아픔도 알고 모성도 있고 부르면 달려올수있을만큼 사람과 소통되고 반응하고 교감하는 생명이라는 사실을요

 

이제 새끼들이 자라서 눈을 뜨고 다리에 힘도 부쩍 좋아져서 여기저기 궁금증을 더하는지 기웃거립니다

울면서 소리치는 7마리 새끼 고양이와 어미 고양이 뽀미 모두 8마리 우리 가족이 되었네요

새끼들이 모두 자라면 마당이 정신없이 소란스러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모두 사랑스럽고 귀엽기만 하네요

가을이 부산스럽지만 고양이들이 있어서 소란한 가을이 행복하기만 하네요

차차 정이들어서 이젠 내치지 못하는 8마리 고양이 사료를 사러 마트에 가야합니다

무럭무럭 별탈없이 건강하게 자라서 행복한 고양이로 자라길 기대해봅니다

뽀미의 따듯하고 감동적인 모성애는 감정없던 저의 동물에 대한 생각조차 바꾸어 놓았네요

고양이가 이젠 정말 사랑스럽고 귀엽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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