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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바위나리와 아기별

지은이
마해송
출판사
길벗어린이
페이지수
30
대상
그동안 단편집에만 묶여 있던 것을 한권의 그림책으로 펴냈다. 어린이들이 보다 쉽게 우리 나라 최초의 창작동화로 일컬어지는 작품을 접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바위나라와 아기별의 따뜻하고 가슴 아픈 사랑이 환상적으로 처리되어 있는 그림책이다. 미디어 서평 아기별과 사귀며 깨닫는 자아 정체성 그림 동화를 볼 시기의 어린이에게는 정서와 감성 발달이 중요하다. 하나의 인격체이면서 동시에 사회적 존재로 발돋움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자아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것이다. 자아 정체성은 흔히 '다른 사람'과 '나'를 구분하고 나의 독자성을 깨닫고 확립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우리'의 정체성을 도외시해서는 안된다. 나의 정체성은 우리의 정체성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림 동화 시기에 있는 어린이에게 우리를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나를 개닫도록 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최근 어린이를 위한 창작 동화가 대량으로 출판되고 있지만, 국내 창작물보다는 외국 동화의 번역 출판이 압도적이다. 그러다 보니 어린이가 우리를 알고 이해하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특히 그림 동화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고 생각된다. 마해송의 『바위나리와 아기별』(길벗어린이)은 이런 사정에 비추어 어린이에게 읽힐 가치가 충분한 그림 동화이다. 이 동화는 일제 강점기에 쓰여진 것이지만, 표현과 상징이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어서 지금 어린이의 정서와 감성을 자극하고 발달시키는 데 전혀 손색이 없다. 어린이의 성장은 외부와의 관계가 확대되면서 이루어진다. 처음에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출발하지만, 독립된 인격체와 사회적 존재로 되는 것은 또래와의 관계 속에서 가능하다. 한적한 바닷가에서 조그만 돌멩이(부모)에 의지해 꽃을 피운 '바위나리'는 자기 또래인 '아기별'과 사귀면서 자기 존재 가치를 깨닫는다. 아울러 동무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위와 같은 점을 이 동화는 잘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더해서 이 동화가 지닌 미덕은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 속에서 우리 민족의 정서를 표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늘 나라의 별과 바닷가 외로운 꽃의 만남 속에서 아름다운 사랑(평화)이 읽혀지지만, 그것이 외부의 힘에 의해서 차단되고 비극으로 끝나고 만다. 20세기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의 상황을 이 동화는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 동화는 아주 오래 전에 쓰여졌지만, 요즘 어린이에게 나와 우리를 동시에 생각하게 하는 뛰어난 그림 동화라고 평가된다. 이 동화는 보편성과 특수성을 동시에 갖춘 작품이다.<경향신문 01/6/28 최윤재/한국논리ㆍ논술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