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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생활문/수필

제목 인생의 문
글쓴이 구승은

제목 : 인생의 문   (창원 반송여중 1학년 전보민)

 

당신에게 이란 어떤 존재인가? 단순히 바깥 공간과 안쪽 공간을 연결해주는 출입구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문손잡이를 잡고 열면, 이전과 다른 공간이 펼쳐진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인간의 삶과 비유해 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모두 태어나면서 첫 번째 문을 열게 된다. 고립된 엄마 뱃속으로부터 힘차게 문을 열고 나와 처음으로 산소를 마시던 날 많은 사람이 당신을 축하해주었을 텐데 아마 그날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첫 번째 문을 열었던 그 순간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나의 첫 번째 문은 아찔했기에 주변 사람들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출산 예정일보다 3달 일찍 태어나 나와 어머니는 죽을 위기에 처해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나를 살리고자 하는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과 의사의 도움으로 간신히 첫 번째 문을 열었다고 어머니께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나는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살아있다는 거에 감사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를 드린다. 첫 번째 문을 열 수 있게 해주신 당신의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지 않았더라면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해보는 건 어떨까? 나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이 쉽게 태어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면서 첫 번째 문은 당신이 사랑하는 부모님을 향하는 문이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처음으로 말을 하게 된 날, 나는 두 번째 문을 열게 되었다. 나는 이때 여섯 살이었고, 이때까지 우어 우어라는 옹알이로 내 생각과 감정을 밖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두 번째 문을 열기 전까지 부모님은 내가 말을 너무 늦게 떼는 것이 아닌가 걱정되어 병원에도 데려가 보셨지만, 다행히 아무 이상이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늦게 열리는 두 번째 문으로 부모님의 마음은 무거워져 갔지만, 어느 순간 말을 할 수 있게 된 나는 기쁘면 기분 좋을 말을 하기도 하고, 화나면 부모님께 좋지 않은 말을 한 적도 있다. 사람이나 물건은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는 척단촌장이라는 말처럼 내가 말을 할 수 있어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하는 말로 인해서 다른 사람들이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지금도 여전히 상대방을 배려하고 용기와 힘이 될 수 있는 말을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공부를 할 때, 나는 세 번째 문을 열게 되었다. 학생으로서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나는 공부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학교, 직업, 그 후에도 세상은 공부 잘하는 사람들을 대우해 주며 멋진 삶을 살아간다. 일타강사 현우진, 이지영만 봐도 어릴 때부터 죽기 살기로 공부만 열심히 했다고 한다. 어렸을 때 나는 숫자와 도형을 보고 어렵기도 하고, ‘왜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노력 끝에 지금은 고등학교 문제도 척척 풀고, 무엇보다 내 꿈, 신약개발연구원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요즘에는 공장에 취직하려는 사람들도 대학을 나와야 할 정도로 면접 기준이 매우 높아졌다. 갈수록 공부의 수준도 높아지고 있기에 나와 또래 아이들은 좋은 고등학교, 대학교 가기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세월이 지날수록 세상이 변하듯 우리가 언젠가는 사회에 나가 살아가려면 지금 공부를 열심히 해야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고 멋진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학교를 처음으로 갔던 날, 나는 네 번째 문을 열었다. 학교는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으로,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사회생활 능력을 기를 수도 있고, 선생님들로부터 새로운 지식을 배울 수 있다. 친구들과는 서로 선물이나 편지도 주고받고, 싸우기도 하고, 모르는 것이 있다면 서로 알려주고, 선생님께는 예의 바르게 행동하며, 존경하며 항상 올바른 말투와 말을 사용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곳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 입학 첫날, 나는 교실 위치가 어디인지 잘 몰라 헤맨 적이 있었다. 이렇듯 학교라는 공간은 어른이 되어 사회에 나가기 전 스스로 도전하고 경험해볼 수 있는 밑거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나는 네 번째 문을 열어보았지만, 언젠가 열어볼 다섯 번째 문은 직업을 구하는 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심사위원분들이나 내 주변 어른들 모두 자신의 원하던 직장을 구해서 그 자리에 계실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원하는 직장이라 해도 반복되는 일을 하다 보면 지칠 수 있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겠지만, 자신을 포함하여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힘을 내면서 이겨내고 있을 것이다. 직업이 의사, 선생님, 경찰관뿐만 아니라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배달원 모두가 자신의 목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며 살기 때문에 어떤 직업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맡은 일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업이 좋은 직업이고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곳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 밖에 못 사는 인생 열심히 노력해서 자신이 원하는 일 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안정된 직장을 찾았다면 동반자를 만나 사랑하는 사람을 닮은 아이를 출산하게 될 텐데 육아가 여섯 번째 문이라 생각한다. 이때까지 평화로운 문을 맞이했다면 여섯 번째 문은 고통의 순간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결혼 전 어린아이들을 보면 귀여워서 자신과 닮은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결혼 후 자신한테 닥친 육아는 눈으로 보는 것과 달리 매우 힘들며 하루하루 아이와 전쟁을 하면서 지쳐갈 수 있다. 하루에 몇 번씩이나 배설물을 치워야 하고, 재워야 하고, 울면 달래줘야 하는 일이 반복되지만, 아기를 위해서 희생하는 부모님들은 사랑으로 이겨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세상 모든 부모님이 자신의 이익과 편리함을 선택할 수 있었음에도 아이를 선택한 것이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마음이 든다. 만약 나라면 아기를 낳지 않고 혼자 편하게 살 텐데, 출산할 때 아픈 고통까지 참아주신 세상 모든 어머님께 존경스럽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어느새 노후를 준비해야 할 일곱 번째 문을 열게 된다. 보통 사람들은 노후가 되면 자식을 닮은 손자, 손녀가 생기고, 자식에게 도움을 받으며 살거나,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한평생 자식을 위해 정신없이 살다가 안정될 때면 누구보다 예쁘고 멋지셨던 부모님은 세월에 약해져 힘없는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을 것이다. 다시 되돌릴 수 없고, 누굴 원망할 수 없는 일이지만 부모님은 괜찮다며 자식을 오히려 위로하고, 힘없는 몸으로 뭐라도 더 챙겨주시려고 한다. 세월이 흘러도 자식을 향한 부모님의 사랑은 끝도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에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사랑한다는 표현과 감사한 마음을 전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인간은 천국의 문을 열게 된다. 마지막 문이라 모두가 최대한 늦게 들어가려고 하고,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죽음의 삶은 종말이지만 그것은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다. 죽음 이후에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과정이라 받아들이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리고 천국의 문을 열기 전 자신의 삶에 대한 후회가 없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나는 을 인생에 비유해 보았다. 인생을 단계로 나눠보니 생각보다 짧아 허무했지만 짧은 인생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마지막 문을 열기 전 후회하지 않은 삶을 살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문을 열 수 있는 것은 바로 자신이기 때문에 내 인생을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지 않고, 나 스스로 노력하며 후회 없는 삶을 만들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