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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비나리 달이네집

지은이
권정생 글/김동성 그림
출판사
낮은산
페이지수
62
대상
초등 2
보잘 것 없는 것들에게 마음을 실어 주는 작가의 눈길이 한 농부와 농부의 강아지 ‘달이’에게 닿았다. 신부였으나 지금은 농부인 아저씨와 달이는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 있다. 둘의 대화 속에서 욕심없이 사는 평화로움을 느낀다. 미디어 서평 장애 강아지·신부 아저씨‘정겨운 실화’ 『몽실 언니』의 작가 권정생씨가 그려내는 세계는 한없이 따스하다. 비록 열아홉살 때부터 결핵에 시달려 지금도 몸이 편치 않지만, 지독한 병균도 그의 마음까지는 좀먹지 못했나 보다. 병마는 오히려 그의 시선을 더 낮은 곳으로 향하게 하는 힘이 됐는지도 모른다. 신작 『비나리 달이네 집』(낮은산)에서도 그의 섬세하고 따스한 시선은 여전하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다리가 세 개밖에 없는 강아지 ‘달이’다. 달이는 3년전 혼자 산에 놀러갔다가 오른쪽 앞다리를 잃었다. 하지만 달이를 가련하다고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달이는 사람들이 “신부님”이라고 부르는 비쩍 마른 아저씨와 ‘대화’를 나누며 정겹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들은 달이가 말하는 걸 본 적이 없지만 신부님 말씀이니 믿지 않을 수도 없다. ‘아저씨’와 ‘달이’는 실제 모델이 있다고 한다. 경북 봉화 비나리 마을에서 농사짓고 집짓는 일을 배우며 사는 정호경 신부가 아저씨인데, 그는 이 동화에 등장하는 달이와 늘 함께다. 정신부는 집을 지은 체험을 토대로 ‘손수 우리 집짓는 이야기’(현암사)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이 책의 또다른 미덕은 사실적이면서도 그윽한 향내를 풍기는 삽화에 있다. 최근 『메아리』(이주홍 글)에서 탁월한 솜씨를 선보였던 김동성씨 작품이다. <경향신문 책마을 01/06/30 김민아 기자> 거짓말에…싸움에…사람들이 불쌍해요 작가 이름만 보고도 책을 살 정도라면 대단한 신뢰다. 동화를 고르는 부모들에게 작가 권정생이 그렇다. 동화 부문에서 한국의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몽실 언니』의 작가 권정생의 신작 『비나리 달이네 집』. 『하느님의 눈물』 『강아지똥』 등 그의 전작들이 그렇듯 소박한 이야기 속에 잔잔한 깨달음을 던져주는 미덕이 있다. 그렇다고 설교하려 들지도 않는다. 경남 깊은 산골 비나리에 두 식구가 산다. 신부였다가 환속한 농사꾼 아저씨와 사냥꾼의 덫에 치여 다리 하나를 잃은 강아지 '달' 이다. 달이는 개치곤 괴짜 개다. 아저씨 말에 따르면 스님같기도 하고 도사같기도 하고 심지어는 예수님같기도 하단다. 아저씨가 성당에서 나와 땀흘려 농사를 짓게 된 것도 달이 때문이다. 사람들이 하느님을 무서워하는 것 같다며, 하느님도 성당에서 나와 드넓은 벌판에서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다며 아저씨를 설득했기 때문이다. 달이가 하늘을 보며 가끔 눈물짓는 것도 사람들이 불쌍해서라나. 덫을 놓아 약한 짐승들을 잡고 전쟁을 일으키고 거짓말하고 화내고 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사람들. 세상을 바라보는 달이의 눈은 말 그대로 어린아이의 눈이며, 달이가 바라는 세상은 존 레넌이 노래했던 '이매진(Imagine) ' 의 이상향과 별로 다르지 않다. 이쯤 되면 개가 아니라 도인의 경지다. 달이의 다리 상처처럼 아저씨도 아픈 과거가 있다. 전쟁의 상흔이다. 키우는 개에게 '달' 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밤마다 달을 보며 한숨짓는 그는 식구들이 헤어지고 집이 불탔던 전쟁의 기억으로 달이의 표현을 빌자면 '마음이 춥다' . 이들의 치유는 달이의 꿈 속에서 이뤄진다. 달이의 다리는 네개가 되고, 이들의 마을은 온통 꽃밭이 된다. 1937년 난징대학살 때 태어나 대동아전쟁.한국전쟁 등을 거쳐온 작가가 보내는 평화주의의 메시지가 마치 팬터지 소설처럼 솜씨있게 처리됐다. 『비나리 달이네 집』을 권하고 싶은 또 한가지 이유는 그림 때문이다. 달이의 모습은 귀엽다 못해 가슴이 찡하다. 사실주의 계열의 세밀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의 그림은 작품의 여운을 배가시킨다. < 중앙일보 행복한 책읽기 01/07/07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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