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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돌의 서사
글쓴이 정혜교 우수상


                         돌의 서사

 

                                                                     정혜교

 

바람의 물결 따라 굽이치는 파도

파도는 한평생 넘실거려 멀미에 머리가 지끈 거린다

이제는 그만 움직이고 싶다는 파도

 

그의 머리 위로 바람이 흘러간다

 

저 멀리 있는 꿈의 대지로

힘차게 뻗어나간다

 

수 십 년, 수백 년 동안

굽이치고 넘실거리는 이곳에서

바람에 담겨 온

그들의 단내가 난다

 

살을 가르는 고통으로 파도치는 그들은

이루어지지 않을 소원을 빌며

언젠가는 이루어질 순간만을 기다리며 앞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광야로 향하는 바람과

모래사장 위로 오르려 안간힘을 쓰는 파도에게

'내일'이라는 생명력을 주어 살아가게 한다

 

그들의 역사를 알리려

가만히 한자리를 지키는 돌은

그들의 염원을 자신의 몸에 새기기로 했다

 

내일을 위해

자신의 몸을 바쳐 시간의 흐름과 역사를 새기기로 했다

 

대지로부터 찾아온 사람들에게 시간의 흐름을 알리려

돌은 계속해서 자신의 뼈를 깎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