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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몽실언니

지은이
권정생
출판사
창작과비평사
페이지수
270
대상
어른들이 기억 속에서도 이제는 아련히 잊혀져가는 전쟁의 아픔들이, 절둑이는 다리로 아이를 업고 다니는 언니 몽실이를 통해 되살아난다. 가난이 싫어 다른 사람에게 시집을 가버린 엄마를 이해하고, 절망에 빠진 아버지를 위로하는 작은 몽실이, 그 가녀린 몸으로 새어머니가 남긴 젖먹이 동생을 키워내고 삶을 지탱해 나가는 꿋꿋함이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어른들에게는 고향 동네 어귀 어느 한 모퉁이에서 만났던 친구 같은, 어린이에게는 빛바랜 사짐을 설명하는 듯한 가슴 뭉클한 작품이다. 미디어 서평 모든 것을 잃은 채 격동의 한국현대사를 꿋꿋하게 헤쳐나가는 마음씨 착한 소녀 몽실이의 이야기다. 식모살이와 구걸을 하면서도, 죽음과 인간의 매정함을 목격하면서도 울지 않는 몽실이는 이미 소녀가 아닌 어른이다. 해방이나 한국전쟁을 역사책이나 다큐멘터리로만 접한 초등학교 고학년생 혹은 중학생에게 역사체험을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다. 특히, 책의 주인공이 비슷한 또래이기 때문에 어린 독자는 <몽실 언니>의 이야기에 쉽게 접근 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머나먼 옛날 일로도 취급하지 않을 것이다. 쉽게 풀어쓴 문장과 군더더기 없는 서술 덕분에 이야기 자체를 이해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작품에서 흘러나오는 쓰면서도 달콤한 감동을 최대한 느끼기 위해서는 이야기 바탕을 이루고 있는 역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광복, 6·25발발, 1·4후퇴, 유엔군 개입, 맥아더 장군의 인천항 진입작전 등 많은 역사적 사건들이 흘러가는 대화 속에서 잠깐 다루어진다. 광복부터 휴전 후까지의 연대표를 만든 다음 그 아래의 공간을 양분해 위에는 한국사의 중요한 사건들을 적고 그 아래에는 그 시기에 일어나는 몽실이 삶의 사건들을 기록하도록 해보자. 책 속에는 이 도표를 만들기 위한 충분한 힌트가 있고 이야기 전개 또한 시기별로 뚜렷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너무나도 가까운 듯한 몽실 언니의 이야기와 한국현대사를 연결하면 이야기에 대한 감동 뿐만아니라 역사에 대한 이해도 깊어질 것이다. <동아일보 99/06/26 정태선(활동중심언어교육연구소장)> 한국 아동문화 대표작 동화 작가 권정생씨의 <몽실언니>는 도서출판 창작과비평사의 어린이 책인 창비 아동 문고 열네 번째 책이다. 지난 84년4월 초판을 발행한 뒤 최근까지 13년여 동안 매년 평균 2만∼2만5천부 정도가 팔리는 책으로, 발간 연도나 판매 부수면에서 <몽실언니>는 창비 아동 문고 뿐 아니라 우리 아동문학계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 해방직후 만주에서 돌아온 몽실이 일가가 겪는 눈물겨운 수난 과정은 어려운 시대를 살아온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면서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즐겨 읽는 명작으로 자리잡았다. 같은 제목의 TV드라마가 방영되어 단발머리 몽실이네 이야기가 대중적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동화 <몽실언니>가 처음 등장한 것은 70년대 후반. 당시 저자는 건강이 몹시 나쁜 가운데 울진의 한 지방교회 회보에 <몽실언니>를 연재하기 시작했고 석달여 후 월간 ‘새가정’으로 옮겨 연재가 이어졌다. 줄거리 중 ‘착한 인민군’이 등장하면서 몽실이의 수난이 시작됐다. 기존의 반공동화와는 좀 다른 묘사가 문제되어 두세 달 연재가 중단됐다가 독자들로부터 왜 연재가 끊겼느냐는 문의가 빗발치는 바람에 부분 부분 삭제하는 비상 수단 끝에 연재할 수 있었다. 원래는 원고지 1천여 장 분량이었으나 삭제의 와중에 총 장수는7백 몇십 장 정도로 줄어들었다. 특히 전23장 중 11장 ‘꿈속의 두 어머니’는 2백자원고지 35장 길이의 다른 장에 비해 10장이 적다.“독자들은 잘 모르겠지만 나는 <몽실언니>의 줄거리가 참 어색해요. 개인적으로는 3백장만 더 썼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큽니다. 어찌 생각하면 그 시대에 그 정도나마 쓸 수 있었던 것도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실제로 70년대 후반 잡지 연재 때 뿐 아니라 84년 단행본으로 묶어내면서 쓴 서문에도 속사정을 못 밝히고 그 모든 사연들을 그저 “제가 너무도 어렵게 쓴 작품입니다. 그러니 이만큼이라도 쓴 것을 기쁘게 생각하면서 끝까지 읽어주셔요”라고만 밝혀야했다 .“80년대까지도 어린 독자들이 이 이야기에 공감을 많이 했습니다만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경북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에 살고있는 필자의 지적처럼 풍요로운 시대의 어린 독자보다는 어려운 시대를 살았던 성인 독자의 호응이 높은 점도 이 책의 특징. 동네 할머니들이 모여 앉아 함께 읽은 뒤 “이런 책이 또 없느냐”고 필자에게 문의 한다든지, 공사판 인부나 술집 아줌마들이 초등학교 1학년 같은 글씨체로 “읽으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감동의 독후감을 보내온다고 필자는 소개한다. 한편 동화 그림은 이철수 화백이 맡아 검정포대기로 동생을 업은 단발머리 몽실이를 그렸다. 미술평론가인 김윤수 창작과비평사 대표가 당시 젊은 화가들에게 창비 아동 문고의 그림을 부탁하면서 이화백이 몽실이와 만났다.<문화일보 97/08/13 신세미 기자> 한국 현대아동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빛나는 걸작이다. 이 작품이 나오기까지 우리 어린이들은 먼 서구의 동화나 현실과는 동떨어진 채 꿈과 환상을 쫒는 알록달록한 이야기를 읽어야 했다. 역사의 격랑에 휩쓸린 한 어린이의 시련과 극복의 과정을 통해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삶에의 굳건한 용기를 불어넣는 내용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해방 후 만주에서 돌아와 고향근처 살강 마을에 자리를 잡으면서 몽실의 수난은 시작된다. 가난을 이기지 못한 어머니의 개가, 새 아버지의 구박으로 다리불구가 된 몽실이, 친아버지의 재혼, 새어머니의 죽음, 새어머니가 낳은 난남이를 동냥젖으로 얻어 먹여 키우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전쟁에서 병을 얻어 돌아온 아버지의 간병, 아버지의 죽음 등 몽실에게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감당할 수 없는 수난이 탁류처럼 밀려온다. 그러나 몽실은 이처럼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는 일이 없다. 오히려 자신에게 밀려오는 수난을 인간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꿋꿋하게 맞서는 모습이 가슴 뭉클하다. 이 동화는 해방 후 극심한 이념갈등과 대립 속에서 모진 수난을 겪어온 우리 겨레의 이야기이다. 우리 어머니들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 겨레가 겪은 고통의 원인을 생각해보게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여기에 전쟁과 분단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긴장감과 흥미로움을 유지하면서 읽게 하는 작가의 능력도 한몫을 했다. 84년 발간 이후 현재까지 40여만 부가 팔린 경이로운 기록의 비밀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조선일보 97/04/21> 누더기 옷을 걸치고 떠돌아다니는 작은 여자 아이 `모모'가 세상 사람들의 외로운 말에 귀 기울이며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는 환타지 세계를 열고 있다면, 사랑하는 식구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부모형제와 이웃이 서로 죽이고 죽는 비참한 역사의 물결을 헤쳐나가는 여자 아이 `몽실 언니'는 어려서 의붓아버지가 집어던져 다친 다리를 절름거리면서도 세상 사람의 상처받은 마음을 보듬어 안으면서 사람다운 삶을 결코 잃지 않는 현실 세계를 창조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50년 역사 속에서 수 많은 `몽실 언니'를 만날 수 있다. 가난 때문에 아버지를 버리고 떠나는 어머니, 그 어머니와 헤어지고, 의붓아버지 구박으로 다리를 다치고, 새 어머니를 만나고, 이상한 인민군도 만나고, 모두모두 떠나 외톨이가 되었어도 몽실이는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 한쪽 다리를 절룩이면서도 그 어려운 세월을 헤치고 살아남는다. 도둑이나 강도나 살인자가 아니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살아남는다. 힘들게 살아온 부모를 안타깝게 여기고, 남겨진 아이들 모두를 내 동생으로 보살피고,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별하면서 살아남는다. 그리고 동생들을 다 보살피고, 늦게야 신기료 장수인 꼽추와 결혼한다. 그리고 성실한 남편과 열심히 살면서 기덕이와 기복이 남매를 낳아 기른다. 이는 몽실이가 파우스트나 노예가 아니라 자신의 생에 진정한 주인으로 살아남았음을 뜻한다. 이런 의미에서 몽실 언니는 어두웠던 어제와 밝아야 할 내일을 이어주는 오늘에 우뚝 선 이 땅의 어머니다. 그렇다. 춥고 어둡던 어제를 사랑으로 감싸안아 따스하고 밝은 내일을 만들어 내는 희망이라는 빛이다. 이 작품은 80년대 초 잡지에 연재 되면서 많은 아픔을 겪었다. 몇 장면은 잘려나가야 했고, 1984년 출판되고서도 한동안 불온서적(?)으로 지목돼 학교 도서실에서 버림받았다. 학급 문고로 <몽실 언니>를 사 뒀다가 혼쭐이 난 교사도 있다. 주인공처럼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온갖 핍박을 받으면서도 독자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40만 부나 판매되었다. 나는 이 책을 점점 더 많은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읽기를 바라고, 우리 어린이들이 아무리 어렵고 외롭고 힘들어도 몽실이가 결코 잃지 않은 `마음의 빛'을 찾아내기를 바란다. <한겨레신문 00/12/02 이주영(서울 삼전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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