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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독서와 글쓰기

제목 인물 초대해서 대화 나누기


책 속의 인물들은 작가님이 창조한 가공의 인물들로 책 속에서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나 생각을 다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일까요? 그 건 작가님이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 필요한 말만 하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책 속에서는 인물들 간에 더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도 할 수가 없습니다. 같은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그렇다면 각기 다른 책에 등장하는 인물은 더 말할 것도 없겠지요? 그들은 서로 만날 기회도 없으니 얼굴도 모릅니다.


인물을 초대해서 대화를 나누도록 하는 활동은 이와 같이 같은 작품 속이나 각각 다른 작품에 등장했던 인물들을 내가 초대해서 책에서 하지 못했던대화를 마음껏 나누어 보게 하는 활동입니다. 참 재미있겠지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올 것 같습니다. 우선 같은 책 속에서 서로의 생각이 달라 반대의 입장에 있던 사람이나, 경쟁을 하던 인물들을 초대해서 서로 대화를 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서로를 이해하며 사이가 좋은 관계의 인물이었다 하더라도 작품에서 벗어나 할말이 많을 것 같이 생각하는 인물도 초대해서 대화를 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작품 속의 인물이고, 서로 다른 세계의 인물(현실과 허구의 세계, 과거와 현재, 동양파 서양 등)이더라도 비슷한 갈등 상황에 처해 있다거나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의 고민과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경우에는 이들을 초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느 한쪽이 다른 한 쪽에게 충고하거나 문제점을 지적해 줄 수 있을 경우, 또는 서로간의 입장이나 태도가 너무 상반된 경우에 이들을 초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눠 보게 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역사적 인물이나 현실의 인물을 초대해 작중 인물들과 만남의 자리를 갖고 대화를 나누게 할 수 있습니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읽고 - 괭이부리말 식구들과의 토크쇼> 김나영


나영 : 안녕하세요? 오늘은 순수의 발견이라고 할 수 있는 괭이부리말 식구들을 모셨습니다.


숙희 : 순수의 발견이라기보다는 저는 화려함의 원조라고 표현해도 빠질 게 없을 거 같네요. 흠흠...


나영 : 아, 네. 숙희씨와 숙자씨는 쌍둥이라고 들었는데, 정말 둘이 누가 누구인지 구별해 내기가 여느 쌍둥이들에 비해 더 어렵네요.


숙자 : 하지만 조목조목 살펴보면 다른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죠. 그래서 저의 마을 사람들이 저와 동생을 구분들 하시나봐요.


나영 : 네, 그러고 보니 숙자씨는 쌍꺼풀이 없고 얼굴이 조금 동글납작한 편이고, 숙희씨는 쌍꺼풀이 있고 언니에 비해 얼굴이 조금 갸름하게 생기셨네요.


동준 : 그리고 성격으로도 알 수 있어요. 왜냐하면 숙자는 몇 분 더 일찍 태어났지만 하는 행동이나 말을 들으면 언니 구실을 다 하는 속이 꽉 찬 만두 같고, 숙희는 몇 분 조금 늦게 태어났다고 온갖 투정을 부리며 동생 행세를 다 하려고 들죠. (숙희, 움찔하며 동준을 노려본다.)


나영 : 네. 그런 차이도 있었군요. 그럼 동준씨의 형인 동수씨에게 질문을 해 보겠습니다.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영호 삼촌을 만나기 전까지...


동수 : 네. 본드나 불고 애들 돈이나 뺏는 불량배였죠. 하지만 그 도중에 영호 삼촌을 만나게 되었다는 건 제 인생에 있어 가장 큰 행운이었죠. 영호 삼촌을 못 만났더라면 지금 저의 모습은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명환 : 네, 네... 저, 저도 마, 마찬가지예요. 영, 영호 삼촌의 크, 큰 관심과 사, 사랑이 없었더라면 우, 우린 영원히 그, 그 어둠 속에서 벗어나지 모, 못했을 겁니다.


나영 : 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자신을 믿고 지켜봐주며 영원한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지금의 불량 청소년들은 생겨나지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비뚤어진 그들도 다 그들만의 탓이 아니란 걸 알아야할 것 같네요. , 그리고 영호 삼촌이라고 하셨나요?


영호 : 네? 아, 네. 저는 동수와 명환이의 말처럼 많은 걸 주지 못하고 그런 소리를 듣게 되서 정말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진정 자신의 과거를 뉘우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어서 요즘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나영 : 그리고 영호 삼촌과 같이 동수에게 큰 사랑을 베푼 선생님이 계시다고 들었는데요?


명희 : 큰 사랑이란 표현은 왠지 거창한 말인 것 같네요. 저는 숙자의 담임 선생으로서 조그마한 관심을 가져준 것뿐입니다. 그러고 보니 말이 관심이지, 그동안 대화도 제대로 나누어보지 못한 것 같네요. 그리고 실은 자도 잠깐 괭이부리말에 살았던 적이 있었어요. 그러니깐 그 때가 영호와 동창이었을 때죠. 저는 그때 제 인생에서 빈민 지역에서 살았다는 자체가 솔직히 말해서 큰 수치라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동수 일을 통해서 저도 많은 걸 느끼고 정이 넘치는 괭이부리말 식구가 되기로 했답니다.


나영 : 네, 오늘 출연해 주신 괭이부리말 식구들에게 감사 드립니다.저도 이 분들을 만나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 돕고 사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저와 같은 마음이리라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이 시간을 마치겠습니다.


[부산광역시동부교육청 전자신문/http://www.yc.ms.kr/~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