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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글쓰기지도

제목 고쳐 쓰기 전략의 개발


고쳐 쓰기 과정에서 필자가 해야 할 일은 작성된 글이 계획하기 과정에서 설정한 목적에 부합되는가를 살펴서 조정을 하는 일이다. 이때 필자는 상투어나 의미가 없는 단어를 삭제한다든가, 지시어를 조정한다든가 하는 문장 수준에서의 수정과 아이디어의 배열 순서나 문단 구조의 적절성을 판단한다든가 하는 문단 수준의 수정을 하게 된다. 나아가 글 전체의 통일성 및 연결성의 확인, 제목이나 소제목 등의 수정과 같은 글 전체 수준에서의 수정을 하게 되는데 수정은 그 자체가 오랜 시간에 걸쳐 발달되는 복잡한 활동이다. 실제로 수정은 글의 내용과 구조, 표현된 글의 변화를 수반한다. 즉, 간단한 편집에서 전체 글을 사실상 재형식화하는 것에 일어나며, 쓰기 전, 중, 후에서 모두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초보적인 필자의 고쳐 쓰기는 일반적으로 문자 형태, 철자 변화, 단어의 삭제나 교체 등에 대해서 행해진다. 즉, 글 속의 단어나 문장 변화와 같은 표면적인 수준에서 행해지며, 글 전체의 의미 변화에 영향을 거의 주지 못한다. 반면, 능숙한 필자들의 수정하기는 독자의 요구에 부합되도록 글을 재구조화하거나 재구체화하며, 글 전체의 의미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Flower 등(1986)에 따르면 초보적 필자와 능숙한 필자는 고쳐 쓰기를 이해하는 것에 차이를 보인다고 하였다. 초보적 필자들은 고쳐 쓰기를 실수 고치기로 이해하기 때문에 수정을 할 때, 글을 다시 읽지 않고 수정을 했으며, 따라서 글의 의미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한편, 능숙한 필자들은 고쳐 쓰기를 글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글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중요한 것은 변경하기로 이해하고, 초기의 계획이나 구조화, 의미를 평가하기 위해 글을 다시 읽고 구조와 의미에 영향을 주는 변화를 가하였다.


그렇지만 전문 작가들의 수정 습관은 다양하다. 어떤 필자는 수정을 거의 하지 않는다; 어떤 필자는 머리 속에서 처음 글을 쓰고 두 번째 단계에서 구조화된 글로 바꾼다고 한다; 어떤 필자는 생각의 주요 수정을 문장의 단독적인 삽입으로 한정짓기도 한다; 또 다른 필자는 거의 세련되게 다듬는 면에서 수정을 한다(Flower and Witte, 1984). 수정이 항상 글의 질을 나아지게 하는 것은 아니다. Bereiter와 Scardmalia(1987)의 연구에서는 수정된 글이 초고보다 나아진 것이 없거나 어떤 경우에는 원본보다 나빠졌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고쳐 쓰기 과정에서 쓰기 과제의 목적이나 요구에 부합되는가의 여부에 대해서 복잡한 의사 결정 과정을 통해 글에 변화를 가한다. 즉, 고쳐 쓰기 능력은 쓰기 능력의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쓰는 과정에서 필자는 직접적인 의사 소통 상대가 없이 담화를 생성해야 하기 떄문에 음성 언어보다 완벽하게 표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문자 언어 및 그 사용에 대하여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쓰기 목적에 비추어 적절한 내용을 생성할 때는 반드시 독자의 반응을 예측하고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행위들은 주로 계획하기 과정에서 이루어지며, 또한 계획하기 과정에서 이루어진 내용이 글로 표현될 때, 그 과정에서 필자는 자신의 의도가 변하는 경우에 계획을 변경하고 수정을 가하기도 한다. 또한 다 쓰여진 글이라도 다시 꼼꼼히 읽으면서 고쳐 쓰기를 행함으로써 보다 좋은 글을 작성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쓰기 능력은 쓰기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 음성 언어 표현에 비해 문자 언어 표현이 가지는 한계의 인식, 언어와 언어 사용에 대한 지식, 계획하기나 고쳐 쓰기와 같은 전략의 적절한 사용을 통해서 주어진 쓰기 과제를 해결하는 문제 해결 능력이다. 많은 연구가들이 쓰기의 본질이 문제 해결이며, 쓰기 능력은 문제 해결 능력이라는데 동의하고 있다(원진숙, 1995등 재인용). 요컨대 쓰기 능력은 의사 소통 상대 없이 문자 담화를 생성하고, 내용의 생성을 위해 필자의 장기 기억 속의 지식에 대한 탐색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또한 쓰기의 초기 단계에서 계획하기를 통해 쓰기 과정을 조절하며, 쓰기 전, 중, 후에 있어 수정을 가한다. 이러한 능력의 발달은 대부분의 필자에게는 아동기에 시작되어서 성인기 내내 지속해서 발달해 간다.

[조은수, 1997, ‘쓰기 능력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연구’에서 발췌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