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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독서지도

제목 4. 비판적 독해(평가)


비판적 독해란 글의 내용, 조직, 표현 등에 대한 신뢰성과 타당성을 판단하여 읽는 독서를 말한다. 자구적 독해나 추론적 독해를 바탕으로 사실적으로 이해하는 활동에 이어 글의 내용, 구조, 필자의 글쓰기 동기나 태도, 가치 등 여러 수준의 여러 내용에 대하여 판단하는 기능이다. 독해의 정수라고 할 수 있으며 독해 과정에서 반드시 주어져야 할 중요한 과정이다.


사람들은 문자에 대해서는 지나치리만큼 무비판적이다. 문자에 대한 지나친 신뢰와 무비판적 수용은 아마 공부를 많이 한 사람만이 글을 쓸 수 있다는 범속한 생각에서 형성되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같은 내용인데도 구두 언어로 들을 때는 비판적이다가도 기록된 문자로 읽을 때는 대부분 비판 없이 그대로 수용한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이 지식과 정보가 넘치는 사회에서는 자기를 글쓴이와 대등한 위치에 두면서 글을 비판적으로 읽는 독서 태도가 절실히 요청된다. 


비판적 독해는 필자의 논리를 공박하여 필자를 모욕하거나, 글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낮추어 평가하려는 것이 아니다. 비판적 독해는 보다 올바른 인식에 도달하기 위해 글을 토대로 하여 한층 높아진 인식에 도달하려는 필자와 독자의 상호작용이다. 따라서 비판적 이해는 너무 지엽적인 문제를 시시콜콜 따지는 것보다는 글의 중심적인 문제의 타당성을 평가하고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박영목, 한철우, 윤희원, 1996).


비판적 독해는 읽는 글에 대한 독자의 정의적 반응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므로 독자가 읽는 글에 대하여 긍정 또는 부정의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 그는 이미 비판적으로 읽기 시작한 것이다. 비판적 독해는 글을 읽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에서부터 대학생 및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층에 다 필요하다. 또한 비판적 독해는 허구적인 동화에서부터 사실과 논리를 강조하는 설명문, 논설문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글 읽기에서 다 요청된다.



1. 비판적 이해력의 개념
비판적 이해력은 독해의 과정에서 글에 제시된 내용, 표현, 조직 등에 대하여 그 적절성과 정확성, 타당성 및 효용성을 일정한 준거(準據)에 따라 판단하면서 이해하는 능력이다. 비판적 이해력의 기초는 비판적 사고력이다. 비판적 사고력은 창의적 사고력과 함께 고등 수준의 사고 기능이다. 비판적 사고의 하위 요소로는 건전한 회의성, 지적 정직성, 객관성, 체계성, 철저성 등을 들 수 있다. 비판적 이해력은 유능한 독자가 갖추어야 할 매우 높은 수준의 독해 기능이다.


2. '비판'의 두 가지 의미
1) 긍정적 의미 - 판단 대상에 대하여 평가 검토하여 타당성과 정당성, 논리성의 여부를 밝히는 일, 분석 대상에 대해 존재의 의미와 가치성을 따지고 숨은 의미와 드러난 의미의 관계를 논리적으로 검토하는 일의 의미로 긍정적 의미를 지닌다. 


2) 부정적 의미 - 트집 잡기와 흠을 들추어내기를 좋아하고, 선악과 시비를 가리는 데 있어서 다분히 회의적이고 비난적인 성격과 불건전하고 편견과 독단적인 태도를 지닌 행위로 부정적 의미를 지닌다.


3. 비판적 사고의 개념과 특성
비판적 사고는 논리적·심리적 사고의 범주에 속한다. 진술에 대한 올바른 평가 활동에 관여하는 사고와 문제 해결의 과정에 작용하는 고도의 인지 능력을 말하며, 다음과 같은 특성을 보인다. 


1) 논리적 추론에 관한 측면, 분석적 이해의 측면, 사실적 증거 확인의 측면, 진위의 판단에 관한 측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
2) 논증, 추론, 증거 등에 대해 수용 또는 거부의 결정을 내릴 때 일어나는 일련의 지적 절차 및 조작이다.
3) 정보를 입수하고 처리하며, 생각을 평가하는 구체적 기능으로서 문제 정의의 능력, 문제 해결을 위한 적절한 정보 선택 능력, 진술되었거나 그렇지 않은 가정을 인식하는 능력, 다양하고 그럴듯한 가설을 설정하고 격식화할 수 있는 능력, 결론에 이르는 추리의 타당성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다.
4) 절대 진리에 대한 건전한 회의성을 가지며, 논리와 근거, 경험에 따른 진실성, 객관성, 합리성, 내적인 일관성, 충분한 근거를 확보하기 전까지 결론을 유보하는 철저성, 편견과 독단을 제거하는 개방성과 융통성을 지닌 인지 능력 및 인격적 특성이다.


4. 비판적 독해 기능의 구성 요인
비판적 독해는 어떤 기준에 의해 비판하느냐에 따라 내적 기준과 외적 기준으로 나뉜다. 내적 기준은 글을 쓰는 사고 과정, 즉 글 자체의 내용과 표현에 대한 비판이라면, 외적 기준은 글을 받아들이는 처지, 즉 글과 독자와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비판이라고 할 수 있다. 


1) 내적 기준에 의한 비판적 독해 


내적 기준에 의한 독해는 비판의 근거나 기준을 글 자체에 두고, 글을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는 논리 전개의 일관성, 내용이나 표현의 정확성을 판단하는 것과, 글에 쓰인 논리, 필자의 의도와 표현 방법 사이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정확성의 평가 


글을 이해하는 데에 그 내용과 표현의 정확성을 평가하는 영역이다. 즉, 글의 내용이 사실에 부합하는가, 논지 전개에서 근거는 확실한가, 내용 전개 및 조직에 일관성이 있는가, 논리는 정확한가, 필자의 관점은 분명한가, 표현은 정확한가 등이 이를 판단하는 평가 요소이다. 정확성의 평가 기준을 좀 더 세분하면 다음과 같다. 


a. 사실의 정확성 : 글의 내용이 사실에 부합하는가를 판단하는 것으로 자료의 정확성이라고도 한다. 제시된 내용이 사실인지 아니면 필자의 의견인지를 따진다. 다시 말해서, 글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글에 제시된 자료가 얼마나 사실 자체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는지를 판단한다. 그러므로 사실의 정확성을 판별하기 위해서는 자료의 실상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어야 하며, 분명하지 않은 자료는 백과사전이나 다른 참고 문헌을 통해 확인해 보아야 한다. 


b. 논리의 정확성 : 글의 논지에 어긋나거나 모호한 내용을 인용하고 있지 않은가, 편견이나 주관에 치우친 채 독단적으로 논리를 전개하고 있지 않은가, 뚜렷한 근거나 증거 없이 주장만 내세우고 있지 않은가, 인과 관계가 모호하거나 잘못 연결되어 있지 않은가, 논점이 중복되고 있지 않은가, 언어적 또는 형식적 오류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가 등을 판단한다.  


c. 관점의 정확성 : 대상에 대한 필자의 관점이 문제의 핵심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정확하게 수립되어 있는가를 평가한다. 다시 말해서, 필자의 개인적인 관점인가, 일반적인 관점인가, 중립적인 관점인가, 편향적인 관점인가, 전체를 보지 않고 부분에만 매달려 있지 않은가를 판단한다.  


d. 표현의 정확성 : 단어의 개념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사용하였는가, 관용구의 쓰임은 정확한가, 어법이나 맞춤법에 맞게 표현되었는가, 글의 서술 방식이 글의 성격이나 내용에 잘 부합하는가 등을 판단한다. 내용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그것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한다면, 의도한 대로 내용을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2) 적절성의 평가 


적절성이란 글의 목적에 맞게 글의 여러 요소가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는가를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즉, 집필 목적과 내용 그리고 글의 표현이 독자의 수준에 걸맞은가에 대한 평가이다. 이 적절성의 평가 기준을 좀 더 세분하면 다음과 같다. 


a. 내용의 적절성 : 제시된 내용이 가치 있는 내용인가를 판단하며 글을 이해한다. 즉, 자료는 신빙성이 있으며, 정보로서의 가치는 충분히 있는가, 제시된 논거가 주장을 뒷받침하기에 적절하고 충분한가, 혹은 논거들을 토대로 주장이 적절하게 도출되었는가 등을 판단한다.  


b. 과정의 적절성 :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이 적절한가를 판단하며 읽는다. 글의 목적에 맞게 언어를 선택하고 내용을 조직하였는가, 필자의 의도대로 글이 이루어졌는가, 독자의 입장을 고려하여 쓰인 글인가 등이 그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 

c. 조직의 적절성 : 글의 조직 면에서 단계성, 통일성, 연결성이 잘 갖추어져 있는지를 판단하며 읽는다. 즉, 글의 처음, 중간, 끝이 짜임새 있게 단계적으로 잘 조직되었는가, 내용은 하나의 주제를 향해 통일성 있게 조직되어 있는가, 각 문단은 서로 긴밀하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가 등이 평가 기준으로 제시될 수 있다. 이는 글의 내용상 흐름을 파악하여 그것과 무관하거나 어울리지 않는 부분을 찾아내고, 지시어 및 접속어의 사용이 적절한지, 서론·본론·결론이 그 본래의 역할에 충실한지 등을 판단 평가하는 것이다. 

d. 표현의 적절성 : 필자의 목적과 의도를 충분히 살려낼 수 있도록 글이 효과적으로 표현되었는가를 판단한다. 즉, 적절한 어휘 선택과 문장 구조, 짧고 분명한 표현, 소재와 관점의 참신성 등에 초점을 두고 글이 간결하면서 명료한가, 글의 흐름이 유창한가, 표현은 참신한가 등을 평가한다.  

2) 외적 기준에 의한 비판적 독해 


외적 기준이란 글의 내용과 독자와의 상호 작용 속에서 그 내용과 수용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말한다. 따라서, 외적 기준에 의한 독해란, 글의 내용이나 표현이 일반적인 가치나 사회 통념, 윤리적 또는 미적 기준에 부합되는 것인지, 내용과 표현이 얼마나 가치 있고 효과적인지 등을 판단하고, 이를 독자의 처지에서 수용할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한다. 외적 기준의 판단은 글의 타당성과 효용성을 기본 요건으로 한다. 전자가 수용과 공감의 여부를 결정짓는다면, 후자는 수용과 공감의 내용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와 관련된다. 내적 기준에 의한 비판이 글 자체에 대한 비판이라면, 외적 기준에 의한 비판은 글의 내용과 독자와의 상호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비판이다. 

(1) 타당성의 평가 


글의 내용이나 표현이 사회 통념이나 관습, 윤리적 규범과 문화적 환경에 비추어 볼 때 얼마나 타당한가를 평가한다. 타당성의 평가 기준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a. 합리성 : 글에 담긴 내용이나 표현이 이치에 합당한가를 평가 기준으로 한다. 즉, 글에 나타난 주장이나 견해가 어느 한쪽에 치우친 편견은 아닌가, 또는 잘못된 가정이나 전제에서 출발한 것은 아닌가 등을 평가한다.  


b. 사회성 : 글에 담긴 내용이나 표현이 사회 통념상 적합한 것인가를 판단한다.  

c. 윤리성 : 글에 담긴 내용이나 표현이 도덕적인 가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적합한 것인가를 판단한다.  

d. 보편성 : 보편성이란 필자가 내세우는 주장이나 의견을 독자를 포함한 사회 일반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것인가를 판단한다. 

(2) 효용성의 평가 


효용성의 기준에 따라 글을 독해한다는 것은 필자의 의도나 목적이 독자를 통하여 얼마만큼이나 성취되었는가의 정도를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즉, 글이 독자에게 준 유용성에 대한 가치 평가로서, 글에 제시된 정보나 견해가 독자에게 얼마나 도움을 주고 감동을 주었는가, 교육적·정서적 영향은 어떠했는가, 또 그렇게 영향을 주는 요소는 무엇인가를 확인하는 것이 독해의 요건이 된다. 이러한 효용성을 판단하는 요소로는 풍부성, 유용성, 심미성 등이 있다. 


a. 풍부성 : 글에 나타난 생각이나 표현이 여러 상황에 두루 적용될 수 있도록 다양하고 풍부한 의미를 가졌는가 하는 정도를 말한다. 따라서, 의미의 풍부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시대를 초월하여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의미인지를 파악하여야 한다. 


b. 유용성 : 글의 내용이 우리 실생활에 얼마만큼 도움을 줄 수 있는가의 정도를 말한다. 글 속에 길이 있다고 하듯이 바람직한 삶을 영위하고 건전한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바른길을 안내하고 있는가를 판단한다.  


c. 심미성 : 제시된 글이 주는 정서적 충격은 무엇이고, 그 기능은 무엇인가를 판단한다. 즉, 글의 바탕이 되는 여러 요소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 독자에게 심미적(審美的) 가치를 주었는가 하는 점이 판단의 기준이 된다. 특히, 이것은 문학 작품을 읽을 때 중요한 기준이 된다.


5. 비판적 독해 전략


필자의 주장이나 판단과 이에 대한 독자의 주장이나 판단이 맞부딪치는 긴장과 대립의 관계 형성이라고 할 수 있다. 비판적 독해의 최선의 전략은 건전한 의심을 하면거 글을 읽는 것이다. 비판적 독해란 내용의 이해 수준을 넘어서서 그 내용에 자기의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자기의 반응은 어디까지나 객관적 증거나 논리, 또는 일반적 판단에 기초를 두어야 한다. 


1) 글의 배경 검토하기 


(1) 누가 - 필자는 누구인가? 그는 이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사람인가? 이런 내용의 글을 전에도 자주 썼는가?
(2) 왜 - 필자가 이 글을 쓴 목적은 무엇인가? 정보 전달인가? 설득인가? 단순히 독자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함인가?
(3) 언제 - 이 글은 언제 쓰였나? 이 글이 쓰인 당시는 현재와 상황이 같은가 아니면 그사이에 상황이 많이 달라졌나?
(4) 독자 - 필자가 염두에 둔 독자는 어떤 사람들인가? 나도 그 예상 독자에 포함되는가?
(5) 사실과 의견 - 필자는 주장을 내세우면서 자신의 의견과 객관적 사실을 구별하고 있는가? 


2) 글의 내용 검토하기 


글의 내용에 대하여 토론하는 습관을 갖는다. 글 내용의 객관성과 주관성, 논리의 연계와 비약 등을 검토해 본다. 또한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어떤 편견, 특정 태도나 가치, 현실을 벗어난 이상 등을 심어 주지는 않았는지도 생각해 본다. 


3) 글의 의사 소통적 전략 검토하기 


글을 쓰는 목적, 그 목적 성취를 위한 표현 등 여러 글쓰기 전략을 검토한다. 예를 들어 신문이나 잡지에서 광고 문안을 찾아 광고가 어떻게 소비자들을 설득하고 있는지 그 전략을 탐색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