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마당 > 청소년 독서와 글쓰기

청소년 독서와 글쓰기

제목 뒷이야기 쓰기


이야기나 작품에는 사건을 완결시키지 않고 끝내는 경우가 많다. 정확한 결말을 제시하기보다는 독자가 자기 나름의 결말을 상상하게 함으로써 작품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럴 때 우리는 그 이후의 상황 전개에 대해 궁금해하기도 하고 아쉬움을 갖기도 한다. 뒷이야기 이어쓰기는 이런 궁금하고 아쉬웠던 이야기를 계속 이어씀으로써 감상을 구체화 시키고 문학적상상력을 확대할 수 있는 활동이다. 완결된 이야기, 작품일지라도 그 이후에 전개될 상황을 상상해서 쓸 수 있으며, 주인공의 이야기는 끝났어도 보조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쓸 수 있는 작품도 있다. 뒷 이야기 쓰기는 작품을 충분히 소화해서 작품의 의미 구조를 이해한 후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토리가 너무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되어 작가의 본래 의도를 훼손시키는 내용이 될 수 있다.



* 학생작품의 예


<'인어공주' 그 뒷 이야기> 전은주

끝내 물거품이 되어 사라져가고 있는 공주의 숨결 속에서 왕자는 그제야 자신을 구한 게 자기 옆에 있는 공주가 아닌, 그동안 아무 말 없이 자기 곁에서 묵묵히 서서 자신만을 바라보면 그 공주임을 깨닫고 그 자리에 주저않고 말았다. 왕자는 흐르는 두 줄기 눈물 속에서 그 동안 왜 몰랐을까란 후회 속에 하염없이 그저 바다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하늘에 이상한 기운이 감돌더니 바다가 갈라지면서 하얀 백발의 금빛 비늘을 가진 인어 한 마리가 왕자 앞에 서며 이렇게 말했다. "그대가 내 딸이 사랑한..?" "맞사옵니다." 왕자가 대답했다.
그러자 그 인어가 왕자에게 말했다. "그대가 정 내 딸의 희생을 바란다면 방법이 하나 있긴 있소." 왕자는 놀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 방법이란 게 무엇인지요? 제 목숨보다도 더 귀한 것이 바로 엘레나이옵니다.그 방법을 제게 알려 주소서!" "저 건너 바다 끝 쪽에 신비한 대륙이 하나 있소. 그 곳에 가서 그곳 사람들의 인도를 받아 열매를 얻어 아침해가 뜨는 곳에 그 열매를 놓고 세 번에 걸친 제를 지내면 될 것이오. 허나 이건 한 번도 실행해 본 적 없는 전설일 뿐이고, 그 신비의 섬의 유무도 모른다오. 부디.. 단, 여유기일은 2주! 2주뿐이오! 행운을 빌겠소."


왕자는 백발 금빛 비늘 인어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고 모험을 시작했다. 약 7일 간의 항해 끝에 왕자는 드디어 그 신비의 대륙을 발견했다. 인어공주의 아버지 말에 따라 그 곳 사람들의 인도를 받아 푸른빛이 감도는 열매 하나를 손에 받아들고 동쪽 해변으로 가서 제를 올렸다. 석양빛을 등지고 왕자는 3번에 걸친 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왕자는 돌아오는 길이 너무나 흥이 났다. 그러나 그런 기분도 잠시, 거대한 폭풍우가 왕자의 배를 덮쳐 버렸다. 다급해진 왕자는 바다 속으로 뛰어 들었다. 그 후 왕자는 행방불명되었다.
왕자의 희생으로 되살아난 공주. 그러나 공주는 전의 기억은 새까맣게 잊은 채 왕자의 얼굴, 그와의 추억조차 잊고 지내고 있었다. 주위 어느 누구 하나 왕자 얘기는 입밖에 꺼낼 수도 없었다. 공주 아버지의 명령이 있었기 때문이다. 왕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다. 왕자를 속여 공주를 희생시킬 속셈으로 거대한 바다괴물이 살고 있는 신비한 열매가 있는 대륙으로 왕자를 보내버린 것이다. 희생한 인어공주는 아무 기억도 못하고 전처럼 바다 속의 고요함만을 느끼고 바깥 세상을 동경하며 또 다른 삶을 지내고 있다.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 황순원의 <소나기>에서는 소녀가 죽었다는 사실만 아버지의 푸념을 통해 소년이 들었을 뿐 그 이하는 생략되어 그 이후를 상상하여 이어 써볼 수 있다.
- <심청전>의 경우 심봉사가 눈을 뜨고 딸을 만나 살게 되나, 뺑덕어멈이 다시 등장하여 새로운 사건을 전개할 수 있다.
- <춘향전>에서 변학도나 춘향의 엄마에 대한 이야기와 방자와 향단이는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보는 것은 <춘향전>의 '사랑'이라는 내용을 좀 더 깊게 이해하고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자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