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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차에 치인 개

지은이
기욤 게로/김지혜역
출판사
자인
페이지수
142
대상
열다섯 살 소년 알렉스는 신문사에서 기자 실습을 하면서 언론을 비롯한 기성세대의 비리를 보게 된다. 한 자선단체의 기금이 없어지는데 신문은 그 사건을 한 줄도 싣지 않고, 오히려 횡령 혐의자들과 결탁하여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을 위장 자살로 몰아간다. 우여곡절 끝에 사건의 진실은 밝혀지지만 알렉스는 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버리고 쓰레기 운반차에서 일하고 싶은 처음의 꿈으로 돌아간다. 미디어 서평 저널리즘은 개떡에 불과하다 ‘저널리즘은 개떡이다!’ 최근 출간된 프랑스의 신세대 작가 기욤 게로(28)의 소설 ‘차에 치인 개’(Les Chiens Ecrase's·자인)는 15세 주인공의 눈을 통해 진실을 외면하는 타락한 언론의 부도덕성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저자는 실제로 한 지방지에서 기자로 일하다 너무 솔직하고 오만한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해직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프랑스 한 지방 도시의 유일한 신문인 '라 가제트’의 직업 실습생 알렉스를 통해 신문 편집장과 시장,시장부인,경찰서장이 돈과 이권 등으로 얽히고설킨 추악한 커넥션을 파헤치고 타락한 언론과 속물화된 기자들의 치부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 소설 제목 ‘차에 치인 개’란 뜻의 프랑스어 ‘Les Chiens Ecrase's’는 동음이의어로 ‘시시한 3면 기사’를 의미하기도 한다.알렉스가 접한 기자들은 ‘상처 속으로 펜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바람을 잡을 뿐인’ 하찮은 3면 기사밖에 쓸 줄 모르는 ‘차에 치인 개’에 비유된다. 그동안 노사문제,전쟁의 폭력성 등 민감한 사회문제를 소재로 한 소설을 발표해온 작가는 특히 노동총연맹 노조위원장인 주인공의 아버지를 통해 진실을 외면하고 가진 자의 편에 선 언론을 질타한다. “TV를 봐라! 파업이 있을 때마다 그들은 노동자 계급에게 돌을 던지잖아. 결코 문제의 본질을 파헤치는 적이 없어.고용주들에게는 어떠한 책임도 묻는 법이 없단 말이야.” 저자는 또 편집장 크리스티앙 튀글라스가 장애인전용 주차 공간에 차를 주차하면서 “이게 우리 같이 특별한 기자들이 누리는 엄청난 특권이지.아무데나 주차해도 누가 뭐라하지 않아!”라는 말을 통해 권력화된 기자상을 꼬집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알렉스와 사진기자의 집요한 추적을 통해 시장과 경찰서장, 편집장의 검은 커넥션을 파헤치고 마침내 정의가 승리한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포기하지 않는다. 게로는 역사상 가장 유명했던 리포터 알베르 롱드르의 말로 언론의 존재가치를 요약하고 있다. “현장으로 가라! 눈을 떠라! 두 귀를 열어라! 말하라!” <스포츠서울 00/11/28 최태규 기자>